욕먹을 각오하고 쓰는 카타르 항공 승무원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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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카타르 항공 승무원 장점 글에 이어
 
https://shumw.tistory.com/90

(중동3사,국내항공사비교)현직이 쓰는 카타르 항공 승무원 장점

 
미뤄왔던 카타르항공 단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처음 내가 블로그 하는걸 아는 친구들에게 카타르 항공 장점 포스팅을 썼다고했더니
와~ 세줄정도 썼겠네?
이랬던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중에 카타르 항공 단점 포스팅도 할거야 ㅎㅎ
이랬더니
와 그건 쓸말 많겠다 나도 도와줄까?
이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원래 회사라는게
내가 다니면 장점보다는 뭣같은점이 더 두드러지는거 아닐까...ㅎㅎ
일단 나는 회사를 좋아한다 ㅋㅋㅋ
욕하면서 회사를 다니긴 해도
어디 커뮤니티나 카타르에 와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카타르는 이렇데~~ 하면서 까내리는건 못참겠다
그래서 단점 포스팅을 썼다가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킬까 걱정되기도 한다(이게 포스팅을 미뤄온 이유기도 하고)
 
하지만 단점을 다 커버할 만큼 카타르항공 승무원으로 사는건 좋다.
이 점을 먼저 밝히고 내가 느끼는 카타르 항공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며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 얘기해보려고한다.
 

1.레이오버시간

미국 26시간, 몰디브, 세이셸, 싱가포르 13시간 네 실화입니다 ㅎㅎ
근데 이건 에미렛도 똑같다. 카타르랑 위치가 비슷해서 그런것같다.
세이셸 38시간 레옵일때 에미렛 크루도 같은 레이오버 호텔이길래 너넨 몇시간있어? 하니까 나는 12시간 ㅎㅎ잠만자고 떠나 ㅎㅎ 라고 했던..
물론 몰디브, 세이셸 30+도 있지만.. 13시간 18시간 레이옵이 있다는거 자체가  ㅠㅠ
카트만두 턴도있다 ㅎㅎ 그도 그럴게 4시간 비행이면 턴으로 돌리는게 가능하니까
 
그래도 보통 웬만한 레이오버는 24시간인것같다.
왜냐하면 카타르가 거의 모든 데스티네이션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기때문에
오늘 와서 내일 가는 스케줄이 많다.
솔직히 24시간 너무 짧다 ㅠ
랜딩~비행기 뜨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24시간인거라서
실제 체감은 20시간?ㅠㅠㅠ

가끔 기종 변경으로 승무원 수가 달라지거나 매일 운항하는 데스티네이션이 아닐 때 30+시간, 40+시간, 50+시간 레이오버가 있긴하다. 이런거 로스터에 하나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 ㅎㅎ
작년 러시아 전쟁터졌을때 비행편이 매일 있지 않아서 SVO DOFF 3개까지 받아봤다(전쟁 나라에서 3일 스테이 좋은건가...?ㅋㅋㅋ)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24시간 레옵에도 기를 쓰고 나가서 관광하고 맛있는거 먹고 전시도 보고 들어온다^^
 

2.많은 서비스/비효율적인것같은 서비스

카타르는 5성급 항공사를 표방하는 만큼 승객들에게 많이 대접하길 원한다. 그래서 같은 비행시간 대비 서비스 가짓수가 다른 항공사 +1 수준으로 많다. 그래서 승객들이 뭐 달라고 할때 없을 일은 거의 없다. 뭐든 넉넉하게 채워주기때문에.- 이건 카타르항공의 장점인것같다
대한항공 인천-파리 노선을 이용해본적이 있는데 비행시간 13~15시간 정도에 메인 밀서비스 2개에 바서비스 1번 나머지 컵라면 같은 스낵은 on demand로 승무원한테 얘기하면 준비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카타르항공에서 13~15시간 비행이면 그냥 온갖 서비스가 다 들어간다.
바서비스-런치or디너- 무비스낵-웜샌드위치 or 콜드샌드위치-무비스낵(request)-브런치or브랙퍼스트
이게 무조건 필수로 해야하는 서비스고 중간중간 round of drink나 콜벨 체크는 별개다^^
여기서 스페셜밀까지 많이 신청한비행이면....
그냥 죽여줘 ㅠㅠㅠㅠ
 
 
이건 승객들에겐 좋은거일수도 있는데
카타르 항공은 스페셜밀(SPML)이 굉장히 많다
대충 생각나는거만해도 비건밀, 락토프리밀, 어린이에게 주는 차일드밀, 소금간이 세지 않은 블랜드밀, 과일만 있는 fruit platter 등등 15~20가지 된다.
이걸 런치/디너, 브런치, 브랙퍼스트 같은 메인 기내식 서비스에만 적용하는게아니라 샌드위치서비스에도 적용을한다
이게 설명이 잘 되고있는지 모르겠는데ㅋㅋㅋㅋ아무튼 할일이 겁나 많단 말
 

이런 스페셜밀이 앞뒤로 꽉꽉 차있음 ㅎㅎ

이날 4카트 만들었나보다. 역시 나는 또 갤리^^ row에 따라 스페셜밀을 나눠담아야함

 
 
 
그리고 매 서비스마다 카트탑도 다르고, 밀서비스 할때와 클리어런스 할때의 카트탑도 다르다
죽여줘그냥 2...
 
대한항공 타보니까 기내식 줄때랑 클리어런스 할때 카트로 하고 티 커피는 그냥 들고다니면서 서비스하던데 ㅠㅠㅠ 우린 무조건 카트로 해야한다
 
차일드 키트(Child kit) 나눠줄때도 댄은 그냥 손에 들고다니면서 나눠주던데 ㅠㅠㅠ 우리는 꼭 버건디 드로워에 담아서 서비스해야하고 하여튼 하나하나 손이 참 많이가게한다.
 
(대한항공 얘기 계속하는건 제일 최근에 타본 우리 회사 외의 Full service 항공사라서. 다른 의도는 없다)
 
아무튼 2번 단점은 승무원으로 일하기 힘든거지 승객들에게는 좋은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서비스로 승무원들을 굴리다보니까 승객들과 interaction하고 라포 쌓을 기회가 별로 없다 ㅠㅠ
한 서비스 끝나면 바로 정리하고 다른 서비스 준비하고 해야해서
가끔 승객들이 말걸면 재미있게 대화하면서 응대해주고 싶은데 할일이 많고 몸이 힘드니까 그게 잘 안된다 ㅠㅠ
그래서 미안할때도 많고.. 이럴거면 차라리 서비스 좀 줄이고 승무원들이 승객들이랑 얘기하면서 좋은 추억 쌓을 수 있게 해주는것도 좋지않을까 생각한다. 그냥 카트탑만 통일해줘도 일하기 훨씬 편할듯.
 

3.너무나 인샬라인 회사

인샬라(inshallah)는 아랍어로 신의 뜻대로- 라는 말이다.
이 회사는 기준이 없다. 기준이 있는데 다 다르게 적용된달까. 이건 승무원 채용에도 많이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얼굴이나 팔에 스카가 있는데도 이정도면 괜찮다고 넘어가는 반면 어떤사람은 그거보다도 잘 안보이는데 안된다고 스카탈하거나. 누가 미니멈이나 컬퓨 어기면 무조건 잘린다고 하지만 꼭 그런것도 아니다. 그 산증인이 여기있기도하고...ㅎㅎ다음엔 미니멈어긴썰 풀어봐야지.  내 주변에 curfew 어긴사람 몇명 있는데 아직도 안걸리고 잘 비행하고있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거나 진짜 별거아닌걸로 재수없으면 잘리기도하고 진짜 제대로 break rule했는데도 잘 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느끼는게 이 회사는 하나하나 신경쓰고 스트레스받으면 못다닌다. 그냥 인샬라 하면서 다닐 수 있는만큼 다니다가 별탈없이 자기가 원할 때 리자인 하면 제일 좋고 혹시나 재수없게 터미네잇 당한다 하더라도 그냥 이 회사와 인연은 여기까지였구나 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다니다보면 좀 억울하긴 하다 ㅠ 특히 승진도 좀 복불복으로 되는편이라 이게 제일 짜증남 ㅎㅎㅎ 그렇다고해도 웬만해선 막무가내로 자르는 회사는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기!!
 

4. 리포트문화, stressful environment

이것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것 같다. 동료간의 리포트 문화 때문에 누구 하나 믿기 힘들고 블라블라~
결론만 말하면 리포트 문화가 있다. 회사에서 하지말라는 rule이 많기 때문이다. 이 rule들에 대해선 따로 포스팅을 하기로. 근데 이건 그 rule breaking안하면 되는거 아닌가? 리포트 해봤자 자기도 귀찮고 크루 컨플릭 같은건 본인에게 오는 불이익도 있기에 그냥 하지말라는거 안하고 책잡힐짓 안하면된다. 이상하 슈퍼바이저 만나면 drama만들어서 나에 대해 안좋게 쓸수도 있다 ㅠ 이런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있긴한데... 이회사는 뭐다? 인샬라!
 

5.승객 프로파일

약간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회사 베이스가 중동이다보니 인도/파키스탄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는분들이 많다. 아니면 다른나라로 일하러가는 그 주변국 분들도 많고. 베이스가 중동이니 아라빅은 당연히 많고. 아프리카분들도 꽤나 많이 타심. 한국처럼 교육열 높고 예의와 눈치가 몸에 배인 아시아 국가에서 나고 자랐다면 조금 당황스러울수도..? 근데 솔직히 비행하다보면 국적과 상관없이 좋은 사람, 짜증나는 사람이 있다. 어쨌든 나라별 경향성은 조금 있다 정도로 참고만 할 것.
 

6.승무원 프로파일

이건 좀 마이너한건데...(마이너한거 맞겠지?) 우리회사에 다수를 차지하는 국적이 몇 있다. 나는 diversity가 좋아서 외국항공사에 온건데 가끔 크루리스트봤을때 어떤 특정 국적 크루들로 가득찬 비행들이 있다 ㅎㅎ 그럼 그냥 레이오버 혼자나갈 결심한다 ㅋㅋㅋㅋ. 됐고 그냥 마음잘맞는 한국인 크루 한명만 넣어줘도 그 비행은 성공!
 
 
 
흠 너무 까발렸나? ㅋㅋㅋ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저는 회사를 좋아합니다^^  덕분에 배우는 것도 많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레옵도 너무 재밌고 혜택도 많고. 그래도 우리끼리 얘기하던걸 너무 오픈한거같아서 약간 쫄린다. 근데 이것도 참고 몇개만 쓴건데..ㅎㅎㅎㅎ 로스터 라스트미닛에 바꾸고 리퀘플라잇 뺏어가고 이상한 트레이닝 넣고 미니멈레스트로 비행돌리고 아앗 말해버렸다..ㅎ 이 포스팅 언제 사라질지 모름 ㅎ
그래도 좋은게 더 많습니다~~~~ 오세요 카타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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